안녕하세요. 작화돼지 아주르입니다.
근 4년 동안 방치해둔 블로그에 오랜만에 발을 들여봅니다.
알 사람은 알만한 얘기지만... 최근에 애니메이션 연출로 전향했습니다.
애니메이터로서 여러모로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에, 잠깐 도피적(?)으로 게임 회사에 2년 정도 근무하면서 NIKKE의 애니메이션 파트를 연출한 것을 계기가 되어, 주술회전, mono 등 연출 일을 받게 되어 다시금 TV애니메이션 업계로 복귀 했습니다.
원래부터 원화나 작감보단 콘티/연출 쪽에 좀 더 적성을 느끼고 있던 지라, 지금은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애니메이터 라이프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원화만 하던 때와는 비교하지 못하게 작업량이 늘어난 탓에, 안 그래도 뜸했던 블로그 활동이 거의 정지되었습니다.
사실 여기에 쓸만한 정보 거리라 해봐야 아니메스타일의 기사를 번역하거나 눈에 띄는 작화편을 리뷰하거나 정도인데, 요즘은 국내에도 작화 매니아들의 수가 많아진 덕인지 이미 기사가 누군가에 의해 번역이 되어있거나, 작화편에 대한 의견이 오가고 있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거기에 제가 사실상 작화 오타쿠로서는 은퇴 상태인 것도 한 몫 하여, "작화 정보 공유" 목적으로 블로그를 계속 운영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작화 오타쿠를 은퇴했다고 해서 작화가 싫어졌다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본질적으로 작화를 좋아하고, 연구하고 싶어하는 성향에는 변함이 없지만, 원래부터 제가 연출 지향이었던 데다가 실제로도 연출로 일하게 되면서 "연출가로서 구현하고 싶은 이미지"를 연구하는 쪽에 관심이 쏠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선호하는 화면, 용서할 수 없는 화면을 구분하게 되면서 작화를 수용하는 범위나 빈도가 많이 적어졌습니다.
작화 오타쿠라면(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 모든 작화를 두루 연구하고, 무엇보다 현재진행형으로 갱신되는 애니메이션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 자신은 지금 트렌디한 작화들을 좇기 보다는, 과거에 자신이 좋아했던 것들을 돌이켜보고, "왜 좋아했는지"를 분석하는 것에 지금은 더 관심이 있는 편입니다. 그러니 제 가치관에 따르자면 저는 작화 오타쿠로서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죠. (그렇다고 마냥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는 않고, "오타쿠로서는 죽었지만 크리에이터로서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러니, 어차피 작화 오타쿠의 블로그로서는 기능을 상실한 거나 마찬가지고, 앞으로는 애니메이터로서 여태까지 한 일들의 회고록을 쓰는 용도로 블로그를 다시 운영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사실 하루 넋두리나 사소한 생각들을 쓰는 데는 트위터 등 SNS가 훨씬 편하기도 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기는 한데, 장문의 회고록을 쓰기에는 가독성도 떨어지고, 휘발성이 높아 나중에 쓴 글을 다시 돌아보기에도 번거로워서 여러모로 적합하지 않다 느꼈습니다. (단순히 최근 SNS의 소모적인 성향에 권태를 느낀 것도 한 몫 하지만요...)
주로 일본에서만 활동하고, 일본어 팬네임으로 일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note에 쓰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처음엔 들었는데, 조금 상스러운 이유긴 하지만... 그런 글을 쓸 때 스샷을 많이 넣을 수 있는 게 개인적으로는 편한데, 일본어로 읽을 수 있는 블로그에 대놓고 작품 스샷을 사용하기에는 좀 껄끄러운 면이 있어서, 그렇다면 검색성이 적은 이곳에 소소하게 적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 참에 블로그를 부활시켜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장은 NIKKE와 mono를 작업하면서 생각했던 것들, 감상 등을 투고하려고 합니다.
작화 오타쿠적인 포스트도 아예 안 올라오는 건 아니고, 옛날 애니를 보면서 발견한 좋은 작화를 개인적으로 메모해둔 걸 조금씩 풀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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