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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니메이션의 작화를 얘기하자 - 나카무라 타카시 (1)
    WEB아니메스타일 2013. 9. 19. 02:32

    animator interview

    나카무라 타카시(なかむらたかし) (1)

     

    나카무라 타카시의 등장은 충격적이었다.

    『G라이탄』이나『환마대전』과 같은 작품에서 선보인 그의 애니메이트는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던 압도적인 박력과 리얼함이 있었다. 화려한 「움직임」의 매력으로 넘쳐있었다.

    풀 애니메이션처럼 장수를 풍부하게 사용하고, 그와 동시에 일본 애니메적인 타이밍을 가진 새로운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었다. 항상 애니메이트(animate=움직이다)하는 것에 몰두하고, 그 매력을 추구한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그. 그의 독자적인 애니메이션의 비밀을 파헤쳐보자.

     

    2000년 11월 11일 도쿄 오기쿠보

    취재・구성/오구로 유이치로(小黒祐一郎)


     

    PROFILE

     

    나카무라 타카시

    1955년생. 야마나시현 출신. 애니메이터・연출가. 타츠노코프로->아니메룸 등을 거쳐 현재는 펄룸 소속. 『환마대전』『G라이탄』『미래경찰 우라시만』『미궁이야기』등에서 보인 치밀하고 고밀도의 애니메이트는 많은 팬과 애니메이터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다른 대표작은『AKIRA』『바니팔 위트』등. 현재는 감독으로서 신작 극장 작품을 제작중.

     

     


     

    오구로 옛날 얘기서부터 시작해도 될까요? 나카무라씨는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애니메이션에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었나요?

     

    나카무라 저는 쇼와 30년생이죠. 38년 정도부터 TV에서『철완 아톰』방송이 시작했었죠. 그 시대 작품의 인상이 강렬했죠.『아톰』,『철인28호』,『우주 에이스』,『우주소년 솔란』등, 다 말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로, 푹 빠져서 봤었죠. 지금도 그 당시를 떠올리면 가슴이 뛸 정도에요.

    그 시절 작품은 지금 보면 기술적으로는 초라하지만, 제가 적극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할 때 떠올리는 건 역시 그 시절 작품이에요. 어렸을 때 봤던 애니메가 저에겐「진짜」란 느낌이 드네요. 그게 제가 애니메이션을 만들 동기로서 하나의 종착점이라고 할까, 원동력이 돼요. 물론, 지금 작품은 퀄리티도 높아지고, 연출도 확실해지고 있지만, 그걸 보고 제가 분발한 적은 없어요. 그게 지금 제가, 애니메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고, 아이들의 흡인력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더 이상 애니메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오구로 『아톰』같은 TV만화를 좋아했던 게 애니메이션 업계에 발담게 된 직접적인 계기라는 말씀인가요?

     

    나카무라 어릴 땐 오히려 만화를 더 좋아했어요. 잡지의「소년」같은 걸 읽었었는데, 애니메보다는 만화가를 더 동경했었죠. 애니메이션의 실체를 알게 된 건 타츠노코에 들어가서였어요. 막연한 지식으로서 애니메이션과 만화의 차이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 차이를 확실히 알게 된 건 타츠노코에 들어가서부터. 애니메이션에 끌린 건 그 때부터였죠.

     

    오구로 타츠노코 프로엔 꽤 젊었을 때 들어가셨네요.

     

    나카무라 16살이었나? 타츠노코에 입사할 때도, 요시다 타츠오(吉田竜夫)씨와 쿠리 잇페이(九里一平)씨를 만화가로서만 알고 있었고, 들어가서도 당분간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 전에 애니메이션부터 시작해도 좋다고 생각했었을 뿐이에요.

     

    오구로 실제로 타츠노코에 들어갔을 땐 어땠나요?

     

    나카무라 그 때는 아직 어려서. 난 야마나시 촌구석에서 자랐다고. 그 때 타츠노코는『결단』같은 걸 했었으니까, 작업실에 프라모델이 놓여져있었는데... 『결단』알아?

     

    오구로 알아요.「아니멘터리」죠?

     

    나카무라 맞아(웃음). 셀화가 있고, 작화용 인형이 놓여져있고, 프라모델이 있는 그런 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단순히 기뻤어요. 시골에서 자란 애한테는 그런 공간이 꿈만 같았지. 그 후 타츠노코에, 아니두 소속에 애니메이션 잘 아는 사람이 들어온 거예요. 이시노 히로카즈(石之博和)란 분이었어요. 잘 모를려나. 이시노씨 덕분에 아니두에 놀러가게 돼서, 다양한 필름을 보게 됐어요. 자주 상영회를 했었거든요. 그 때까진 그런 활동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어요. 맥 라렌(McLaren), 알렉세이예프(Alexeïeff), 북유럽계열 애니메이션, 오오후지 노부로(大藤信郎), 마사오카 켄조(政岡憲三)씨의 작품 등, 많은 작품을 보고「이런 게 있구나」하고 생각했죠. 그치만 그 때 당시 기분은 구체적으로 기술을 연구하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애니메이션 장르의 풍부함과 깊이를 생각하면서 고민하던 게 기억나네요.

     

    오구로 그건 10대 때였나요?

     

    나카무라 아직 17, 18살 때였죠.『(태양의 왕자)호루스의 대모험』도 그 때 봤어요. Oh프로인가 A프로에서『호루스』의 상영회를 한다는 걸 듣고 거기에 보러갔어요. 볼 기회가 별로 없었거든요.

     

    오구로 그 때부터 이미『호루스』는 아는 사람만 아는 작품이었군요.

     

    나카무라 다들 자주 얘기했었거든. 아니두 같은 데 가면 원화가 놓여져있었는데, 어릴 때부터 TV아니메를 보고 자라면서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들에 자극을 받고, 실제로 움직이는 일에 관여하게 되면서「그렇군, 우리가 하는 작업 너머에는 저런 매력적인 공간이 펼쳐져있는 거구나」하고 놀랐어요. 특히『판타지아』같은 건「같은 작화, 같은 특수효과를 쓰면서 어떻게 저런 것까지 할 수 있는 걸까」하고 생각했죠. 움직이는 일을 해가면서, 저런 퀄리티 높은 필름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순수하게 끌린 거예요.

     

    오구로 당시 그런 느낌을 받은 건 주로 디즈니 작품인가요?

     

    나카무라 맞아, 디즈니.『호루스』도 같은 차원이었지만, 일본인이 만든 거라 더 친근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실제로 자기가 관여하는 작업 너머에 그런 퀄리티 높은 작품이 있다는 것에 놀란 것과 동시에, 늘 그것을 목표로 삼았지... 목표로 삼았다는 건 좀 오버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애니메이션을 지향하게 된 계기는 그 작품들이예요.

     

    오구로 『호루스』외에 토에이 장편 중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이 있나요?

     

    나카무라 『개구쟁이 왕자의 왕뱀 퇴치』나『동물 보물섬』이려나.

     

    오구로 『백사전』이나 『서유기』까지는 거슬러올라가지 않는 거군요.

     

    나카무라 『서유기』는 초등학생 때 체육관에서 하던 걸 본 적이 있어. 그 정도 추억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영향을 받은 건 별로 없지. 『개구쟁이 왕자』나『호루스』가 감각적으로, 또는 생리적으로 더 와닿았어요. 선을 그리는 방법이나 움직임의 타이밍 같은 것도 포함해서. 그리고 그 두 작품에서는 제가 어릴 때 봤던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걸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같은 시기에 타츠노코에서『(과학닌자대)갓챠맨』이 시작했는데 그 때 스다 마사미(須田正己)란 애니메이터를 알게 됐어요.[각주:1]

     

    오구로 나카무라씨에게 스다씨는 꽤 큰 존재죠.

     

    나카무라 스다씨는 타츠노코 사내에서 일하던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얼굴도 몰랐고, 나는 동화맨이었고, 스다씨의 원화의 동화를 맡았을 뿐이지만. 스다씨의 원화가 필름이 됐을 때의 그 부드러움이, 다른 원화맨의 것들과는 확연히 달랐어요. 가까이 있는 사람 중에 제일 처음 의식하게 된 애니메이터가 스다씨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애니메이션이라는 건 사람이나 물건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움직이는가, 그 라인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해요. (형태의)늘임이나, (움직임의)밀도가 있어서, 포인트 포인트마다 적절하게 원화가 들어가있으면 깔끔한 운동곡선을 그리게 돼요. 그게 스다씨의 원화에 있었고, 스다씨는 그런 표현을 했었죠. 필름이 됐을 때 깔끔해보이고, 동화도 넣기 쉽고. 도중에 갑자기 동작이 변화하지도 않고. 그런 스다씨의 작업을 눈 앞에서 보고 꽤 영향을 받았죠.

     

    오구로 미야모토 사다오(宮本貞雄)씨에게 받은 영향은 없었나요?[각주:2]

     

    나카무라 영향은 안 받은 것 같은데. 미야모토씨의 화력은 원본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굉장해요. 미야모토씨는『갓챠맨』작화감독이었으니까 일하는 것도 봤고, 직접 얘기도 했지만, 영향을 받았다 치면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데생쪽이려나. 잘 모르겠어요.

     

    오구로 타츠노코를 그만둔 다음에는 바로 아니메룸으로?

     

    나카무라 아뇨. 잠깐 만화를 그리고, 출판사에 보내보고, 우물쭈물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타츠노코 나가기 전에는 사사가와 히로시(笹川ひろし)씨 밑에서 연출을 조금...

     

    오구로 엣, 그런가요?

     

    나카무라 타츠노코를 나가기 전에「넌 원화는 못 할 거 같으니, 달리 하고 싶은 거 있냐」라고 하셔서. 그 후 연출과에 배정 받아서 사사가와씨의 콘티의 선 정리 같은 걸 했던 시기가 있어요. 『시골뜨기 대장』이었나. 그 다음 시리즈였나.

     

    오구로 『무당벌레의 노래』말인가요?

     

    나카무라 아, 맞아맞아.『무당벌레의 노래』지. 1화였나 2화 콘티 선 정리를 했던 기억이 있어. 그 때가 딱, 타츠노코도 사람들이 많이 나가버려서 힘들었던 시기였거든.

    연출과에 간 건 좋은데,「이대로 괜찮은 건가」란 생각이 들어서. 연출과에는 3개월 정도 있었나. 어느 날「그만두겠습니다」하고 그만둬버렸어요. 그 후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하고, 때때로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 후에는 와코라는 스튜디오가 있었는데, 와코 아세요?

     

    오구로 와코 프로덕션 말씀이시죠.

     

    나카무라 맞아요. 누구더라? 어떤 분한테 소개 받고 와코 프로덕션에 갔었거든요.『안데스 소년 페페로의 대모험』이란 작품을 잠깐 했어요. 거기서 우타가와 카즈히코(宇田川一彦)씨랑 만나서 아니메룸으로 옮겼어요. 타츠노코에서 아니메룸으로 가기까지 1년 정도 걸렸으려나. 그 뒤 아니메룸에서 원화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 때 했던 일이『만화일본그림책』등등.[각주:3]

     

    오구로 『일본그림책』에선 캐릭터 디자인을 하셨죠.

     

    나카무라 맞아 맞아, 캐릭터 디자인을 했던 화도 있었어.

     

    오구로 「지네 퇴치」편이죠.

     

    나카무라 네. 그 시절 유행했던 옛날 이야기 장르의 TV애니메이션이죠. 그 스타일은 견습 애니메이터들에겐 즐거웠어요. 어느 정도는 각화 스탭이 자기만의 캐릭터나 연출을 만들어도 괜찮다는 자유로움이 있어서.

     

    오구로 『얏타맨』도 아니메룸 시절인가요?[각주:4]

     

    나카무라 맞아요.

     

    오구로 언제까지 아니메룸에 있었나요?

     

    나카무라 『(과학닌자대)갓챠맨Ⅱ』『우주전함 야마토 새로운 여행』...

     

    오구로 『투사 고디안』은?

     

    나카무라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 아니메룸이 해산했거든. 그 뒤론 그린 박스에 흡수된 형태가 돼버렸지. 그 후 그린 박스에서『고디안』의 작화를 한 거고. 그린 박스는 알아?

     

    오구로 세이부이케부쿠로선 전차 안에서 보인 스튜디오죠. 분명 밭 너머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카무라 맞아(웃음). 잘도 기억하고 있네. 거기서『고디안』등을 했었지. 거기서도 1년 정도 있었나.

     

    오구로 1화에서 고디안의 다리가 적의 메카를 짓밟는 부분은 나카무라씨의 원화인가요?

     

    나카무라 아니, 기억이 안 나는데. 오프닝을 했던 건 기억하고 있는데, 본편도 했었나.

     

    오구로 하셨어요. 작화감독도 하셨구요.[각주:5]

     

    나카무라 아, 정말. 그럼 그러려나.

     

    오구로 오프닝은 전부 하신 건가요?

     

    나카무라 전부... 였나? 했던 건 확실해.

     

    ●「animator interview 나카무라 타카시(2)」에 계속

     

    (00.12.06)

     

    원문

     

     


    1. 스다 마사미(須田正己) ;『과학닌자대 갓챠맨』의 주력 애니메이터 중 한 명. 그 외에도 『우주의 기사 텟카맨』『고왓파5고담』등 타츠노코의 리얼계 애니메이션에서 활약함. 다른 대표작으로는『지구로…』『북두의 권』등이 있음. [본문으로]
    2. 미야모토 사다오(宮本貞雄) ;『과학닌자대 갓차맨』의 작화감독으로 알려진 애니메이터. 그 이전의 작품으로 무시프로의『리본의 기사』『천야일야 이야기』가 있음. [본문으로]
    3. 『만화일본그림책(まんが日本絵巻)』; 77년부터 방영된 작품으로, 일본 역사의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옴니버스 작품. 각 에피소드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 애니메이터가 담당하는 스타일로, 그는 8화 A파트「다와라노 토타의 거대 지네 퇴치」에서 첫 캐릭터 디자인을 경험했다. 참고로 그의 첫 원화는『블로커 군단IV 머신 블래스터』 [본문으로]
    4. 『타임보칸 시리즈 얏타맨』; 이 작품에서 그는 많은 화수에 참가. 시리즈 중반부터는 작화감독이 됐다. [본문으로]
    5. 『투사 고디안』; 14화, 18화의 작화감독을 담당. 그 외 1화 등에서 원화도 담당.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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