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애니메이션의 작화를 얘기하자 - 나카무라 타카시 (4)
    WEB아니메스타일 2014. 1. 15. 10:45

    animator interview

    나카무라 타카시 (4)


    오구로 조금 얘기를 돌릴게요. 『환마대전』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은데. 매드 하우스나 린타로(りんたろう)씨와의 일은 그게 처음이었죠.


    나카무라 이전부터 린씨의 작품에 참가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린씨의 표현 스타일이 재밌었거든요. 그리고, 내가 16~17살 때, 오오토모 카츠히로(大友克洋)씨의 만화를 봤어요. 청년지에 실리던 만화였는데. 그 때부터 오오토모씨의 만화에 끌려서, 캐릭터가 오오토모씨라면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 때도 역시 작품 전체보다도 콘티가 얼마나 매력적인가가 중요했어요.


    오구로 매력적인 컷?


    나카무라 전체의 흐름이 아니라, 그 컷 하나하나가 「이거, 재밌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콘티에 끌렸던 느낌이 들어. 그래서, 린씨의 콘티를 본 순간 「하고 싶은 부분은 여기랑, 여기다」라고, 자기가 먼저 생각해버릴 정도.


    오구로 그러고보니, 린씨와의 회의 때, 신주쿠 장면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던 모양이네요.[각주:1]


    나카무라 맞아요. 처음에는 뉴욕 장면을 맡게 되었는데, 그것도 재밌었지만, 신주쿠 씬도 하고 싶었어요. 어둠 속에서 베가가 나와서, 공사 현장에서 초능력을 쓰는 장면. 그거야 말로 애니메이터라면 누구나 그리고 싶어하는 부분이 아닐까.


    오구로 (웃음). 신주쿠는 어디서부터 담당하셨나요?


    나카무라 베가가 나오는 직전부터였나.


    오구로 아즈마 죠가 핑크 영화관의 앞을 지나가는 부분은 다른 사람인가요?


    나카무라 앗, 그 부분도 나야. 거기서부터 이상한 통행인이 도로에 있는 부분도.


    오구로 뉴욕은 소니의 부하와 경관 부대의 대결 부분이었죠. 어디서부터 하셨나요?


    나카무라 뉴욕은 어디였을까. 소니가 나오는 부분부터였나? 롤러 스케이트로.


    오구로 『환마대전』 이후의 큰 작품은 뭐가 있나요?


    나카무라 『나우시카』였지. 미야자키씨와 같이 일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으니까. 미야자키씨 작품 중에서도 『나우시카』는 특히 좋아하는 작품이야.[각주:2]


    오구로 스스로를 평가하자면 어땠나요?


    나카무라 응~, 어떨까.


    오구로 미야자키씨의 인상은 어땠나요? 타임 시트나 원화를 꼼꼼히 보는 연출가는 당시에는 그렇게 많지 않았잖아요.


    나카무라 그러고보니 그렇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책상 앞에 앉아있는 감독이 있으리라곤 생각 못했어. 처음엔 「미야자키씨 이런 사람이었구나」이란 게 인상적이었지. 싹싹한 성격이라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감독이랑은 좀 달랐을지도 몰라. 그리고, 일에 대하는 자세나 정열이 굉장하다고 느꼈지.


    오구로 『나우시카』는 나카무라씨도 그렇고, 카나다씨도 그렇고, 그 때까지 미야자키 아니메에 참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다수 참가했었죠.


    나카무라 맞아요. 그래서, 미야자키씨도 힘들었다고 생각해요. 미야자키씨의 작품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필름이 되었을 때, 한 사람의 애니메이터가 한 듯한 통일된 움직임이여야만 했기 때문에, 그 완성도를 지키는 고통은 잘 알아요. 그래서, 미야자키씨와 일할 때는,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참가했어요. 그에 비해 린씨의 작품에선, 애니메이터로서의 기술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고. 그런 차이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어느 쪽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결국, 작품 이전에 개개인의 애니메이터가 어떻게 관여하는지가 문제니까.


    오구로 그런 의미로는, 린씨와 미야자키씨는 대조적이네요.


    나카무라 대조적. 정말 대조적이지.


    오구로 그래도 『나우시카』는 나카무라씨를 포함해서 참가한 애니메이터의 개성이 보이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나카무라 보여?


    오구로 보여요.


    나카무라 그런가. 나는 실제로 같이 했으니까 「여기가 카나다씨」라고 알지만.


    오구로 이후의 지브리 작품에 비하면 『나우시카』는 알기 쉬워요.


    나카무라 그렇다고 하면, 그 미야자키씨도 카나다씨의 버릇은 통제할 수 없었다는 거군요. 그럼에도 미야자키씨의 작품을 볼 때마다, 확실한 설득력이 있고, 거기에 컨트롤 된 애니메이트여야만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쓸데 없는 움직임는 필요 없다든지, 여기는 이렇게 움직이면 좋겠다든지. 당연한 얘기지만......


    오구로 나카무라씨가 그런 식으로 「움직이기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된 건, 언제부터인가요?


    나카무라 스스로「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하고나서 부터일지도 몰라. 자기가 기획을 짜게되었을 때부터.


    오구로 그렇다면 『AKIRA』 이후네요.


    나카무라 『AKIRA』 이후지.


    오구로 나카무라씨의 작품 경력 중에는, 『AKIRA』도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후 작업의 방향성이 바뀌게 되죠.


    나카무라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AKIRA』까지가 나의 한도였을지도 몰라. 그런 리얼한 캐릭터를 움직인다는 걸 포함해서. 『AKIRA』를 하기까지, 여러 작품에서 원화를 그리고, 작감을 하고, 힘 있는 연출가와 극장 클래스 작품에 관여하면서, 드디어 내가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게 되었다는 거죠.


    오구로 즉, 『AKIRA』까지는 애니메이터 나카무라 타카시로서의 활동이고. 그 후는, 감독 나카무라 타카시가 되어있었다?


    나카무라 아니, 감독이라고 할까...... 크리에이트 하는 욕구라는 건,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것이지. 그 개인적인 욕구를 다른 사람을 위해서 쓰는 게 아니라,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표현하기 위해서, 힘을 쏟아붓는 방향으로 바뀐 거라고 생각해.


    오구로 『AKIRA』 이후의, 『피터팬의 모험』이나 『바니팔 위트』에선, 나카무라씨 자신의 캐릭터로 만드셨죠.[각주:3]


    나카무라 찬스가 있다면, 가능한 그런 식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해. 그리고, 캐릭터 디자인도, 소위 말하는 리얼한 방향으로는 잘 안 가게 돼요. 거기엔 어렸을 때 본 아니메의 기억이 있고, 그 라인을 넘을 수 없다고나 할까, 넘고 싶지 않다고 할까. 그 이외의 셀화의 그림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거예요. 리얼한 캐릭터라면, 아무리 움직임이 좋아도, 그만큼 인물의 허술함을 느껴버려요. 그리고, 등신이 큰 건 그리기 어렵고. 존경하는 타카하타씨의 『추억은 방울방울』을 봤을 때, 생각했어요. 현실 속 장면은 꽤 리얼했지만, 회상 씬의 만화적인 부분이 훨씬 명확하게 감정 전달이 되었다는 걸요. 이렇게 말해놓고, 또 무언가 계기가 있다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지만요......


    ●「animator interview 나카무라 타카시 (5)」에 계속


    (00.12.06)


    원문





    1. 린씨와의 회의; 「아니메스타일」제 2호 「린타로의 아니메스타일」을 참고. [본문으로]
    2.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風の谷のナウシカ)』; 그는 도입부의 오무가 폭주하는 시퀀스와, 후반의 브릭과 콜벳의 운해에서의 전투씬 원화를 담당. [본문으로]
    3. 『피터팬의 모험(ピーターパンの冒険)』과『바니팔 위트』; 각각 대표작. 『피터팬의 모험』은 명작극장의 한 시리즈로, 캐릭터 디자인과 화면 설정을 담당. 『바니팔 위트』는 그의 오리지널 극장 작품. 감독, 원작, 각본, 캐릭터 디자인, 작화감독을 담당했다. [본문으로]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