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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니메이션의 작화를 얘기하자 - 이노우에 토시유키 (3)
    WEB아니메스타일 2014. 7. 14. 12:22

    animator interview

    이노우에 토시유키(3)


    오구로 우츠노미야씨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뛰어났던 거죠?


    이노우에 그림을 움직이는 것에 대해 재능이 있었어. 옆에서 보고 있으면, 아무런 고생 없이 그림을 만들 수가 있는 거야.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떤 움직임으로 할까」하고 시행착오를 하거나, 1장 1장의 그림에 고민하거나, 아니면 그리고 나서 타이밍이 다르다던지, 이 그림은 안 그렸여야 했는데 하는 것에 깨닫기 마련인데, 그런 게 전혀 없어. 그리기 전부터 거의 모든 걸 깨달은 듯한 방식으로 그려. 막힘 없이 그린다는 얘기지. 게다가 완성된 움직임은 선명하고. 「이 그림은 필요없네」하고 지우고 다시 그리는 일도 없어. 그렇다고 완성이 빨리 되나면, 그런 것도 아니라서, 나랑 같거나 오히려 늦을 정도. 그건 왜 그런가 하면, 그리고 나서 좀 더 재밌는 걸 떠올리면, 그 때까지 그렸던 걸 전부 버려버리거든.

    정말로 재능이 있는 사람은, 그런 대담한 짓이 가능한 거구나, 하고 생각했지. 그 때까지 주변 사람들 중에 그런 방식으로 그리는 사람은 없었어. 「그릴 수 없는 움직임은 없어」라고 말하는 듯한 자신감이 넘쳐흐르고, 실제로도 그릴 수 있고. 그래도 캐릭터는 안 닮지. 안 닮은 정도가 아니라 그냥 동그라미지만(웃음), 그래도, 애니메이터에게 필요한 모든 앵글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는 재능에 넘쳐흐른 사람이었어.

    분명하게 나는 「지고 있다」고 느꼈고, 그래서 어떻게든 우츠노미야를 놀래켜줄 수 있을 원화를 그려보이겠어, 라고 생각했지.


    오구로 그랬군요.


    이노우에 우츠노미야는 쥬니오를 금방 그만둬버렸지만, 그 후에도 교류는 계속했어. 그래서 당분간은 우츠노미야를 의식하면서 일을 했지. 솔직한 성격이라, 조금이라도 내가 대충 그린 원화를 그리면, 그 부분을 날카롭게 지적하지. 그래서 우츠노미야 앞에서는 손을 못 놔. 또, 남의 원화를 보고 싶어하고, 자기 원화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거야. 반대로, 좋은 원화를 그리면 진심으로 칭찬해주지. 그래서 상당히 자극이 됐어.

    우츠노미야는 그 후에 우메츠 야스오미(梅津泰臣)씨와 만나고, 『아리온』에서 이나노 요시노부(稲野義信)씨와 만나면서 감명을 받고, 그 때까지 만화틱하던 그림체가 급속하게 바뀌어가는데. 그렇게 굉장한 진보를 거두는 것을 가까이에서 보고, 뒤쳐지지 않기 위해 나도 노력했지.


    오구로 진심으로 라이벌로서 의식했던 거군요.


    이노우에 응. 의식했었어. 아, 그래서 지금 떠올린 건데, 원화가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방금 전까지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의식하고 있었던 사람이 있어. 그게 모리모토 쇼지(森元昇司)씨.[각주:1]

    『스페이스 코브라』의 방송 때 꽤 충격을 받으며 봤던 기억이 나. 모리모토씨가 전문학교의 선배란 걸 알고 있었으니까, 더욱 의식했었지. 『코브라』의 1화에서 제일 신경쓰였던 건 모리모토씨의 작업이었어.[각주:2] 그래서 우츠노미야와 만나기 전에는 그에게 가까워지려고 생각해서, 모리모토씨와 그 외, 스튜디오 안나플 사람들의 작업을 열심히 봤지.


    오구로 모리모토씨의 어떤 점이 좋았나요?


    이노우에 내가 좋아하는 오오츠카씨라던지, 토모나가씨라던지, 나카무라 타카시씨의 작화를, 굉장히 좋은 형태로 받아들여서, 원화를 그렸다는 인상이 있었어. 내가 하고 싶은, 나의 이상의 원화를 모리모토씨가 먼저 그려버렸다는 느낌이 있었지.

    당시의 모리모토씨는 『코브라』를 보면 알거라 생각하지만, 굉장히 차지고 허슬한 원화를 그렸다고.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간모』를 하면서 실망했던 건, 모리모토씨처럼 그리지 못했다는 것도 있을 거야.


    오구로 나카무라씨의 작화를 받아들여서,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노우에씨 자신은 『간모』에서 이미, 조금 리얼한 느낌으로 그리고 계셨잖아요.


    이노우에 그건 뭐 그렇지. 이미 『우라시만』이나 『환마대전』도 본 후였으니까. 그 세례를 당시의 젊은이들이 피하는 건 불가능해(웃음). 뭐 나카무라씨적인 풀 애니메 지향은, 현실적으로 매수의 제약이 있어서 불가능했으니까, 거기는 A프로적인 타이밍으로 대체하고(웃음).[각주:3]


    오구로 그리고, 『간모』때는 모리야마 유우지(森山ゆうじ)씨의 영향도 있으신가요?


    이노우에 있지. 『시끌별 녀석들』을 상당히 의식했었지. 표정 같은 건 굉장히 『시끌별』적이었다고 생각해.


    오구로 그렇다면 나카무라씨의 리얼감과 A프로적인 타이밍과, 모리야마씨적인 캐릭터의 처리가, 이노우에씨의 『간모』였던 거군요.


    이노우에 응... 그랬었고, 그걸 다 해내지 못한 게 『간모』였지.

    결국 꽤 긴 시간동안 컴플렉스가 있었지.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오오츠카씨, 미야자키씨, 오다베씨, 그걸 계승한 토모나가씨나 전혀 다른 곳에서 나온 나카무라씨나, 그걸 잘 도입해서 소화한 모리모토씨 또는 모리야마씨라든지─그런 사람들의 작화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감각이 계속 있었지.


    오구로 그걸 극복한 게 언제 쯤이었나요.


    이노우에 음... 『고래 피크』려나.[각주:4] 그 시절까지 되면, 그런 게 별로 신경 안 쓰게 되는 거야.


    오구로 그렇다면 『AKIRA』때까지만 해도 아직 컴플렉스가 있었다는 건가요?


    이노우에 맞아. 그 때도 아직 「나카무라씨나 모리모토씨처럼 그릴 수 없구나」하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그 때쯤 되면, 예를 들면 나카무라씨의 『미궁 이야기』의 「공사 중지 명령」을 보고, 불만을 느끼게 돼있었어. 엄청난 퀄리티이기는 하지만, 봤을 때「뭔가가 부족해」하는 감각이 있었어. 좋아하는 나카무라씨와 모리모토씨 두 사람의 일이니까. 그 때까지였다면 「나카무라씨 만세」「모리모토씨 만세」일 뿐이었겠지만, 그 콤비의 일에 처음으로 불만을 느끼는 자신이 있었던 거야.


    오구로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불만이었나요?


    이노우에 그건 그 시점에서는 잘 몰랐고, 이후에 확실해졌는데, 캐릭터의 버릇이나 연기에 대한 거야. 연기의 리얼리즘 같은 거에 불만을 느낀 거야. 기술력의 높음이나 뛰어남은 인정하고, 당시의 나에게는 도저히 그런 건 그릴 수도 없었지만, 그래도 위화감이 있던 거지. 그래서 그 때 드디어 자아가 싹트기 시작한 거겠지.

    그 시절 애니메이터가 되어서 6, 7년 정도였다고 생각하는데, 드디어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알게 되었다고 할까. 지금까지는 내가 할 수 없는 것이라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할 수 없는 건 틀림없이 알고 있었어. 그 대신, 내가 잘 하는 걸 깨닫게 된 거지. 그래서 그런 관점에서 마침내 자기가 좋아했던 사람들의 일에도 불만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

    그런 의미에선, 『AKIRA』를 경험한 것도 크지. 힘들여 1년을 걸려 그려본 덕에 지금까지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에 부족했던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노력하면 어떻게든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그런 판단이 선 거라고 생각해.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TV 작품을 해서 많이 그려봐」라고 추천하고 있어. 빨리 생각을 정하고, 빨리 그림으로 만든다는 건 중요한 거니까. 그래도, 그거와는 별개로, 자신을 돌아보고, 한계를 찾는 일도 어딘가에서 해야만 한다고 생각해. 그게 나에게 있어선 『AKIRA』였겠지. 내가 진심으로 그리면 어느 정도가 되는가, 그걸 알게 됐어.


    오구로 자기 자신을 알게 되었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이노우에 음, 그건 말로는 하기 어렵네. 하고 싶은 게 확실히 보였다고 할까. 그 때 당시엔 그걸 구체적으로 생각했던 게 아니라서.

    예를 들면, 인간이 아무 생각 없이 코에 손을 갖다대는 동작과, 의식적으로 움직였을 때의 동작은 명백히 다르잖아. 그런데 지금까지 굉장하다고 여겨왔던 사람들이라도 그걸 같은 움직임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해. 「애니메이션적인 타이밍」으로 말야. 아마, 그런 자연스러움 같은 부분을 포함해서, 인간의 생생한 연기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거려나.


    오구로 그럼, 할 수 없다고 알게 된 것은?


    이노우에 그것도 말로 하기는 좀 어려운데... 예를 들면, 안나플 시대의 모리모토씨는 허를 찌르는 원화를 그리는 거야. 그런 사람을 놀래킬만한 방식의 원화를 나는 그릴 수 없어. 물론, 그 사상이라고 할까, 자세는 지금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즉... 발명이랄까, 번뜩임이지. 아무리 잘 그려도 평범한 원화를 그리는 사람도 있는 법. 그런 사람에 비하면 모리모토씨는 왜 거기에 그런 원화가 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을만한 그림을 넣는 거야. 말로 하면, 「이쪽이 쾌감이 있으니까」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이유로. 그건 재능이 그렇게 유도하고 있는 거니까, 따라할 수 없어. 물론 이펙트의 삭제 방법이나 내보내는 방법 같은 사소한 방법은 따라할 수 있지. 하지만 「이렇게(움직임을) 나누면, 재밌잖아」하는 대본의 발상은 흉내낼 수 없는 거야. 내가 생각하기에, 오오히라 신야군이라던지, 이소군이라던지, 그런 번뜩임을 갖고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있어.[각주:5]


    오구로 이소씨의 이름이 아까부터 나오고 있네요. 여기서 이노우에씨의, 이소씨에 대한 인상을 듣고싶은데요.


    이노우에 처음에 이소군의 일을 본 건, 『키타로[제3기]』의 「마녀 지냐」편이었나.[각주:6]


    오구로 네네. 당시 「아니메쥬」에서도 기사다 됐었죠.


    이노우에 아, 그래서 이소군의 이름을 안 거려나. 『마녀배달부 키키』를 하고 있을 때, 나카무라씨에게 『피터팬의 모험』을 도와달라고 부탁을 받아서. 바빠서 거절했는데, 그 때 「누구 좋은 원화는 없나」라고 하길래, 이소군의 이름을 말했던 기억이 있나. 아직 한 편밖에 본 적 없었는데(웃음).


    오구로 그 때의 이소씨의 작화는 이노우에씨와 상당히 닮아있었죠. 자신과 닮아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이노우에 조금 느꼈지. 하지만 나보다 실력이 있다고 느꼈어(웃음). 내가 도입하려고 해도 그럴 수 없었던 이나노씨의 테이스트─그건, 정말로 그림을 잘 그리지 않으면 재현할 수 없지─를 잘 구현해놓아서, 움직임에 힘과 선명함이 있었어. 게다가 방금 전에 말한 번뜩임이 있었지. 하지만 그 때는 그렇게까지 놀라진 않았어.


    오구로 그 때의 이소씨는 리미티드 지향이었으니까요.


    이노우에 응. 그 후에 『건담0080』을 우츠노미야의 집에서 보게 되는 거지(웃음).[각주:7] 그 때 막 『선조님 만만세!』의 1화가 완성됐다고 해서, 그걸 보는 김에 같이 보게 된 거야. 그 녀석도 굉장한 남자라, 『건담』의 이소군 파트만을 더빙해놔서(웃음). 「『건담』에 굉장한게 있었는데 볼래?」라고 말하면서 보여준 거지. 그 때도 이소군의 이름이 나왔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확실하게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 「엄청난 천재가 나와버렸다」는 충격.

    그 후, 아마 시간은 그렇게 지나지 않았을 때, 이소군이 한 『피터팬』을 보게 되는 거야.[각주:8] 그건 이미 명백히 리미티드에서 벗어나있었지. 어느 캐릭터가 무서워하면서 통 같은 걸 머리에 뒤집어쓰는 연기였는데, 지금까지 내가 그려왔던 방식으로는 그릴 수 없는 움직임이 되어있었어.

    어떻게 해서 그리고 있는 걸까 해서, 마침 그 에피소드의 작감이었던 오키우라 히로유키(沖浦啓之)군에게 물어봤는데, 「뭐랄까 전부, 원화로 그렸어.」라고 하는 거야(웃음).[각주:9] 그걸 듣고 「그런 방법이 있었나!?」하고 생각했지. 그와 동시에 「그런 방법으로 움직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건가? 정말로 그릴 수 있을까?」라고도 생각했어.


    오구로 그에 대해선 당시 이오씨에게 직접 여쭤본 일이 있어요. 그걸 이소씨는 「내가 발명한 『풀3코마』다」라고 말하셨던 기억이 나요. 『추억은 방울방울』의 돈 가바초도 같은 수법이잖아요.


    이노우에 아아, 그랬구나. 확실히 그건 일종이 발명에 가까워. 그 이전에는 아무리 실력있는 사람이라도 그런 발상은 없었으니까. 거기다, 애초에 풀3코마로 그릴 법한 움직임을 상상하지 않았으니까, 풀3코마로 그릴 필요가 없었어.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가, 전원화를 필요로하는 움직임이 아니었지. 거슬러 올라가면, 옛날의 디즈니에는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걸 제외하면 그런 복잡한 움직임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어. 그 때까지는 다들 중간나누기를 넣은, 어느 정도 리듬이 있는 움직임이었지.


    ●「animator interview 이노우에 토시유키 (4)」에 계속


    (01.02.05)


    원문




    1. 모리모토 쇼지(森元昇司); 과거에는 트릭키한 액션이 특기이던 애니메이터. 최근에는 감독으로서 뮤직 클립 등을 그리고 있다. 대표작은 극장『음향생명체 노이즈맨』, 뮤직 클립『GLAY 서바이벌』등. 현재는 STUDIO 4℃에 소속. [본문으로]
    2. 『코브라』의 1화; 『스페이스 코브라』제 1화「부활! 사이코 건」 [본문으로]
    3. A프로덕션(Aプロダクション); A프로덕션은, 도쿄 무비의 작화 부문으로서 설립된 제작 회사로, 신에이 동화의 전신. A프로덕션이 관여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거인의 별』,『루팡 3세[제1작]』,『도근성 개구리』,『감바의 모험』등이 있다. [본문으로]
    4. 『날아라! 고래 피크(とべ!くじらのピーク)』; 1991년 공개한 극장작품. 감독을 모리모토 쇼지, 캐릭터 디자인/작화감독을 우츠노미야 사토루가 맡았다. [본문으로]
    5. 오오히라 신야(大平晋也); OVA『THE팔견전[신장]』4화의 감독으로 알려진 귀재. 근년의 작품으로 OVA『프리크리』(원화)가 있다. [본문으로]
    6. 『게게게의 키타로(ゲゲゲの鬼太郎)[제3기]』102화「말괄량이 마녀 지냐(おてんば魔女ジニヤー)」 [본문으로]
    7. 『MOBILE SUIT GUNDAM 0080 주머니 속의 전쟁(ポケットの中の戦争)』은 1989년 릴리스 된 비디오 시리즈. 이소 미츠오는, 제1화의 남극기지 공략 신을 담당하고 있다. [본문으로]
    8. 『피터팬의 모험(ピーターパンの冒険)』제20화「절체절명! 웬디가 안개의 계곡으로 사라졌다(絶体絶命!ウェンディが霧の谷に消えた)」. [본문으로]
    9. 오키우라 히로유키(沖浦啓之); 극장『달려라 멜로스』의 작화감독 등으로 알려진 애니메이터. 첫 감독 작품『인랑』이 작년 극장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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