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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te/Apocrypha #22, TV에 또 한 번 나타난 궁극의 작화편!
    작화 다이어리 2017. 12. 14. 11:04

    ▲방영 직전, 22화 애니메이터 온센 나카야(温泉中也)의 선전용 일러스트(비공식)


    주요 스탭의 정보 해금, 이어지는 온센 나카야의 갑작스런 선전 일러스트. 작화오타쿠들의 기대치가 오를대로 올라버린 『Fate/Apocrypha』 22화는, 그런 기대따위는 아득히 초월한 상상이상의 필름으로 완성되었다.


    야마시타 신고(山下清悟)「설마 이런 걸 테레비에서 한 번 더 볼 수 있을 줄이야...(”う”탈자)


    『NARUTO』#133로부터 12년, 『철완버디 DECODE:02』#12로부터 8년. 탄압과 비난에 묻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TV시리즈에서의 〈sakuga〉정신. yama가 애니 업계를 은퇴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이어지며 지옥과도 같은 나날을 보내야만 했던 〈TV애니메이션〉의, 여태까지의 울분을 전부 터뜨리는 것처럼 22화는 우리가 바라고 있던 〈sakuga〉의 에센스를 모조리 방출시켰고, 우리는 그 압도적인 기술력에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이 필름의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대단했는지 철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22화의 중심적 인물이었던 고 하쿠유(伍柏諭)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伍 柏諭 【Go Hakuyu


    대만 출신의 애니메이터. 도쿄 디자이너 학원 졸업. 전문학교 시절에 이미 『킬라킬』, 『핑퐁 THE ANIMATION』 등의 작품에 원화로 참여하며 대두를 드러내었고, 졸업 후에는 스튜디오 카라에 자리를 놓으며 일본 애니메이터 엑스포(日本アニメ(ーター) 見本市)의 『ME!ME!ME!』, 『三本の証言者』, 『イブセキヨルニ』, 『龍の歯医者』 등, 레전드 애니메이터들이 감독을 맡는 작품들에 참여하여 업계에서는 일찍이 재능을 인정받은 슈퍼 루키였다.


    레이아웃 애니메이터로서도, 액션 애니메이터로서도 흠잡을 곳 없었던 인재였으나, 그는 애니메이션 연출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요시다 토오루와 공통콘티, 토비다 츠요시와 공통연출을 맡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12는 그의 연출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중요한 필름으로, 후에 『Fate/Apocrypha』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는 슈퍼 루키, 온센 나카야와 츠치가미 이츠키등이 액션신을 맡아 화려한 작화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로, 작화오타쿠 필견의 마스터피스이다.


    고 하쿠유는 22화에서 단독 콘티, 연출, 그리고 부분 작화감독과 원화(+동화)를 맡았다.


    TV애니메이션에서 콘티/연출은 말하자면 그 화수의 감독과도 같은 업무. 장면의 대강적인 화면을 구성하는 콘티(絵コンテ/Storyboard). 원화를 체크하여 화면이나 움직임에 대한 감수를 맡는 연출. 게다가 실질적인 작화 작업인 원화와 그것을 감수하는 작화감독. 그리고 완료된 원화를 최종적인 소재로 완성시키는 동화까지. 그는 이 에피소드에서 다양한 업무를 소화했다. 경악할만한 맨파워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초인적인 맨파워를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TV시리즈의 한정된 스케줄 내에서 혼자서 모든 중요 업무를 소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설령 완성으로 끌고갈 수 있었다하더라도 그 결과물은 처참한 것이 될 것이다. 이번 에피소드가 이상적인 필름으로 완성될 수 있었던 열쇠는 각 파트에 적합한 재능을 가진 애니메이터들을 불러모아 드림팀을 구성한 고 하쿠유의 프로듀싱 능력에 있었다.



    어지간한 작화오타쿠라면 모두가 이름을 아는 Bahi JD, 코즈마 신사쿠(上妻晋作), 타나카 히로노리(田中宏紀)부터 시작하여, 최근 두각을 드러내어 맹활약 중인 오오시마 토우야(大島塔也), 치나(ちな), 츠치가미 이츠키(土上いつき) 까지 다양한 세대의 슈퍼 애니메이터들이 한 데 모인 원화 크레딧. 거기에 그치지 않아 한국 출신 슈퍼 애니메이터 ini, MYOUN, Moaang의 이름까지. 작화오타쿠라면 이 크레딧만 보고도 『Fate/Apocrypha』#22가 작화사(作画史)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필름이었는지 가늠하는 것은 능사도 아닐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이 애니메이터들이 어떤 파트를 담당했으며 어떤 특징이 있는지 파헤치고 싶은데, 정말 안타깝지만 모든 애니메이터의 담당 파트를 해설하기에는 필자에게 주어진 시간과 기력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파트를 위주로 소개하는 것을 양해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MYOUN


    MYOUN 담당 파트. MYOUN은 마카리아(マカリア) 소속 한국인 애니메이터이다.

    관성이 큰 중심이동과 입체적인 파츠의 연속성이 특징적인 작화를 특기로 한다. 그가 영향을 받은 애니메이터로서 자주 언급하는 에바타 료마(江畑諒真)[각주:1] 역시 관성이 강한 중심이동을 표현한 작화가 특징적인 인물. 다른 점은 에바타가 실루엣으로 움직인다면 MYOUN은 입체를 파탄시키지 않은 채 움직인다.

    이런 치밀한 입체감은 『NEW GAME!!』#11, 『건어물 여동생! 우마루짱R』#7 등 다른 참여작에서도 엿볼 수 있다.


    ▲레이아웃 촬영. 완성 필름에서 삭제되었으나 문을 열었을 때의 연기 이펙트에도 주목.



    ●모리 마사미


    모리 마사미(森匡三)의 담당 파트. soty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이 애니메이터는 소속으로서는 토에이(東映)이다.

    이 일련의 시퀀스는 카게나시[각주:2]로 표현되었다. 카게나시는 불필요한 정보량을 없애고 실루엣을 강조시켜 움직임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효율적인 측면과 표현적인 측면 모두에서 우수한 표현 방식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화면의 입체감을 손실시킬 수 있기 때문에 뛰어난 그림 실력이 필요하다.

    그 점에서 모리 마사미는 전혀 문제가 없는 실력파 애니메이터이다. 그의 텀블러(링크)의 낙서들을 보면 누구든 납득할 것이다.


    ▲모리 마사미의 뛰어난 화력(画力)을 엿볼 수 있는 컷들.


    움직임에서 특히 특징적인 것은 굴곡 있는 관절이 유동적으로 움직인다는 것. 『에로망가선생』이나 『아톰 더 비기닝』의 담당 파트에서도 그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나있다.



    ●츠치가미 이츠키


    츠치가미 이츠키의 담당 파트. 미소(みそ)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web계[각주:3] 애니메이터.

    무엇보다도 공간을 중시하는 애니메이터로, 공간을 표현하기 위한 레이아웃, 츠케PAN, 배경동화가 특기이며 야마시타 신고나 마츠다 소이치로(松田宗一郎)의 영향을 받은 실사적인 이펙트로 정보량이 높은 화면을 만든다.


    ▲속히 말하는 「마츠다PAN」


    ▲『쌍성의 음양사』 OP2의 미소 파트. yama스텝, 고속으로 SL하는 BOOK, 풀코마로 움직이는 불꽃


    ●스나코하라 타쿠미


    스나코하라 타쿠미(砂小原巧)의 파트. 가장 충격적이었던 시퀀스는 역시 여기가 아니었을까. 고 하쿠유로부터 건네받은 원촬 영상을 처음 봤을 때는, 그야말로 「압권」이라는 말로 밖에 형용할 수 없는 놀라움이 있었다.

    공간, 디테일, 움직임 모든 것이 완벽한 이 컷. 입체적으로 디테일이 그려진 바위와 지면이 배경동화로 움직이며 거대한 공간을 만들고, 그 거대한 공간에 쿠츠나 전격[각주:4]과 불꽃, 파문 이펙트가 공간 전체를 감싸듯 움직인다. 

    그의 텀블러(링크)에 러프 원화가 공개되어있으니 반드시 구경하자. 


    스나코는 트리거 출신 애니메이터로, 폭발 이펙트 등의 포름은 요시나리 요우를 루트로 하고 있다. 병적인 디테일의 정보량이 특징으로, 『마장학원H×H』[각주:5]에서 보여준 이펙트 작화도 특징적인 작업 중 하나다.


    ●바리키오스


    스나코의 이펙트 이후 이어지는 대폭발은 바리키오스(バリキオス), 즉 아라이 카즈토(荒井和人)의 파트. 트리거 출신 이펙트 애니메이터의 릴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찬가지로 바리키오스의 텀블러(링크)에 러프 원화가 공개되어있다.


    ●아이즈 코테츠


    이 시퀀스도 임팩트 발군. 아이즈 코테츠(会津小鉄) 즉, 이가라시 카이(五十嵐海)의 작화. 트리거 소속의 애니메이터로, 『키즈나이버』, 『리틀 위치 아카데미아』에서 활약한 인물.

    아스톨포가 카나다 점프하며 회전하여, 카나다빛을 내뿜으면서 보구를 발동한다.


    ▲카나다 점프~이가라시 얼굴은 코마오쿠리 필수!


    ●Moaang


    Moaang의 담당 파트. Moaang은 MYOUN과 마찬가지로 마카리아 소속의 한국인 애니메이터이다.

    예비동작, 동작 후의 탈력감을 최소한으로 줄여, 매수를 늘리지 않고 포징과 타이밍으로 컨트롤하는 것이 특징. 애니메이트는 실루엣이라기보단 유동적인 입체의 이미지.


    ▲원화 촬영 영상.


    ●온센 나카야


    온센 나카야의 파트. 스피디한 배동 액션을 입체감 있는 캐릭터가 움직이는 매우 칼로리 높은 전투신.

    높은 화력(画力), 밀도 있는 레이아웃으로 『에로망가선생』 이후로 주목 받고 있는 슈퍼 루키.


    ▲방영 당시 「근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오믈렛 작화」라는 파워 워드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는 실사적인 계란의 묘사.


    ▲『에로망가선생』 OP의 온센 파트. 에로망가선생 원화집의 와카테 애니메이터 좌담회는 작화오타쿠라면 필독.


    ▲온센의 真骨頂, 미남미녀의 대화. 아탈란테와 아킬레우스가 소멸하는 라스트신까지가 그의 담당 파트이다.





    22화는 거의 전편 액션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작화의 부담이 무거운 에피소드였다. 아마 보통의 TV시리즈였다면 완주하는 것조차 버거울 내용이었다. 그러나 고 하쿠유의 맨파워, 참여한 애니메이터들의 활약으로 인해 작화의 힘은 누그러들기는 커녕 폭발하는 것 같았다.


    보통의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연출이 하는 업무는 움직임의 방향성을 통일시키거나 콘티의 의향에 맞춰 수정하는 일, 작화감독의 업무는 숨이 차고 있는 원화의 퀄리티를 어떻게든 끌어올리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정해진 책임자가 소재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방식은 퀄리티의 평균을 보장할지는 모르나, 일정 이상의 높은 수준의 화면을 표현할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애니메이터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파워를 전부 방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파워의 종류는 천차만별이다. 모두 높은 기술인 것에는 다름 없으나 "다 같은 모양"의 기술은 아닌 것이다. 이것이 부조화하게 공존하는 경우에는 작품에 있어서 치명적인 부분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극장 애니메이션은 이런 천차만별의 높은 기술을 모아 평준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다양성이란 것이 소멸되는 것은 불가피하게 되고, 작품으로서 안전하지만 기술적으로 열화하는 딜레마를 떠안게 되는 게 보통이다.

    극장과 달리 TV시리즈에서의 평준화는 어디까지나 낮은 수준의 화면을 평균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적이지 높은 수준의 것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을  "작화적 하이라이트"라는 연출적 명목으로 역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도 어디까지나 "작화적 하이라이트" 이외의 부분들이 평범한 것일 경우에 일어나는 착시일 뿐, 높은 기술들이 한꺼번에 공존할 경우 이질감이 우선하는 것이 보통이다. 『Fate/Apocrypha』#22 처럼 다양한 액션 작화가 공존하면서도 연출이 파탄하지 않은 것은 TV시리즈에서는 매우 드물다.


    그럼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나. 고 하쿠유가 "지지자"로서의 역할을 헌신적으로 수행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참여한 애니메이터 개개의 능력은 물론 뛰어나며 특별한 것이나, 그것이 자기만족적인 결과가 되지 않고 연출에 녹아들 수 있었던 것은 연출가가 애니메이터들의 스타일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던 덕분이다. 각 애니메이터들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였다. 여태까지의 상업 애니메이션에서의 연출의 역할이었던 "관리자"가 아닌, "지지자"가 되어, 보다 애니메이터의 시점에서 생각한 결과이다. 


    「애니메이터의 시점에서 생각한 연출」... yama의 발언의 진의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와카바야시 콘티의 마츠모토 노리오, 철완버디DECDOE의 12화... 모두 애니메이터만의 기술로는 이룰 수 없는 업적이었고 거기에는 반드시 애니메이터의 지지자가 있었다.

    고 하쿠유라는 연출가의 탄생이 과연, 지지자의 부재로 수 년간 암흑기를 보내온 애니메이션 업계에 어떤 영향을 불러일으킬지, 나는 매우 기대가 된다.


    바리키오스「23화의 스탭을 들었더니 이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라는 느낌 굉장하다


    그리고 돌연 바리키오스의 충격적인 폭로로 인해, 22화의 흥분을 겨우 가라앉혔던 작화오타쿠들은 또다시 잠 못드는 밤을 지새우게 되는 것이었다...







    1. 에바타 료마(江畑諒真) ; 『천체의 메소드』ED 1인원화, 『야마노스스메 세컨드 시즌』#17 1인원화, 『앱솔루트 듀오』OP 1인원화 등으로 유명한 애니메이터. [본문으로]
    2. 影なし;캐릭터 디자인의 디테일로서의 명암을 그리지 않는 표현 방법.『우리들의 워게임』『시간을 달리는 소녀』등에서 사용됨. [본문으로]
    3. web系 ; 당초에는, 쿠츠나 켄이치(沓名健一)가 홈페이지에 gif애니메이션을 공개한 것이 업계인에게 주목받아 액션 애니메이터로서 데뷔하게 된 것을 시작으로 하여, 인터넷을 통해 애니메이터가 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이후 야마시타 신고를 비롯해 쿠츠나의 영향을 받은 신세대 애니메이터가 다수 등장하게 되면서 그런 스타일 자체를 통칭하는 말로 정의가 변질한 것이 현재의 web계. [본문으로]
    4. 沓名電撃 ; 쿠츠나 켄이치가 그리는 테슬라 코일과도 같은 전기 이펙트. [본문으로]
    5. 魔装学園H×H ; 프로덕션 아임즈 제작의 애니메이션. 스나코는 역시 22화에 참여한 아리하라 케이고(有原慧悟), 미야지마 나오키(宮島直樹)와 함께 아임즈에 자리를 둔 시기가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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