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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구야 공주 상영관이 이거밖에 안 돼?
    작화 다이어리 2014. 6. 5. 03:11


    손만 쪽쪽 빨며 기다리던 카구야 공주가 드디어 한국에서도 개봉한다.

    무려 제작비를 50억 가까이 들인 초호화 작품으로, 작화 오타쿠들 사이에서는 "AKIRA 이래 찾아온 센세이션", "금세기 최고의 작화 애니"라고까지 불리는 작품이다.


    주요 참가 애니메이터로는 하시모토 신지(橋本晋治), 안도 마사시(安藤雅司), 니시다 타츠조(西田達三), 그리고 논크레딧으로 마츠모토 노리오(松本憲生)까지! 작화 오타쿠라면 안 설레야 안 설렐 수 없는 라인업.


    타카하타 감독(맨 왼쪽의 인물) 뒤에 보이는 초록색 봉투가 바로 컷 봉투이다. 다시 말해 한 컷에 들어가는 원화 매수가 저 정도라는 얘기다. 다른 애니메이션들과는 차원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건 이미 봉투가 아니라 박스다...


    이런 엄청난 애니메이션 작품을 실시간으로 보지 못하고 현지인들의 따끈따끈한 감상을 지켜보면서 아쉬움을 삭히는 나의 모습이란... 그런데 이제는 다른 의미로 아쉬움이 남고 있다.


    바로 카구야 공주를 상영하는 극장이 매우 적다는 것. 그래도 3대 극장 동시 개봉이긴 하지만, 그래봤자 지역마다 두 세곳 정도에서 상영할 뿐이다. 관람 시간대는 또 어떤가! 서울마저 관람 시간대는 딱 한 타임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서울은 일요일까지 상영 예정인 곳이 있기 때문에 사정이 낫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 사는 지역이 서울이 아니라서 그런 건 전혀 기쁘지 않다.


    대전은 CGV가 달랑 세 곳이다. 롯데 시네마도 두 곳밖에 없다. 메가박스도 한 곳 있지만 대전 메가박스는 카구야 공주를 상영조차 하지 않는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첫 감상 한 번, 연출을 즐기기 위해 한 번, 작화를 즐기기 위해 한 번, 다시금 스토리를 음미하기 위해 한 번, 총 4번은 영화를 볼 계획이었다. 완전 물거품이 되었다.


    일본의 전래동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에겐 생소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작품이라고 판단한 것일까... 나름 논란이 있었던 바람불다 보다도 상황이 심각하다.

    내 입장에서는 수입해준 것만으로도 고맙지만, 상영관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마케팅 면에서 노력만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볼 수 있었을 작품이다. 개봉하고 하루가 지났는데, 영화를 실제로 본 사람들의 평가는 매우 좋은 편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와 영상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는 뜻일 것이다.


    미야자키씨가 은퇴한 지금, 앞으로의 지브리가 어떻게 될지 기대 반 염려 반인 상황이다. 지브리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가장 최신의 작품을 마음 놓고 보지 못한다는 건 애니메이션 팬으로선 상당히 불편하다... 배급사가 어떤 기준으로 수입작을 상영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번 카구야 공주에 관해서는 합리적인 판단이었을지는 몰라도 현명한 판단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아무래도 명탐정 코난VS루팡 3세 극장판이나 보라는 얘기 같다.


    아... 카구야 공주 빨리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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